뇌 내에서 빛과 반응하여 우리 몸의 수면 패턴 및 일상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빛시계와 반대로 음식 섭취 패턴에 따라 몸의 리듬을 조절하는 음식시계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미국의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소속 클리포드 사퍼 박사와 그의 연구팀은 이 두 가지 생체 시계가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특히 빛과 음식의 노출 시간이 생체리듬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 쥐를 사용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 실험에서 연구팀은 굶주림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쥐의 생체리듬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하였고, 그 결과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의 온라인판을 통해 23일에 발표되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굶주림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쥐의 생체리듬은 빛시계와 상관없이 완전히 음식시계에 맞춰져 바뀌었습니다. 이는 음식이 쥐의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사퍼 박사는 이 결과가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빛시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예를 들어 시차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때 충분한 음식을 섭취하면 생체리듬을 더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장거리 비행 후 바로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 사람들이나, 오랜 기간 해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후 곧바로 일상으로 복귀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유용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충분한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생체리듬의 불균형을 조정하고 더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 의학 웹진 헬스데이와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굶주린 쥐를 대상으로 빛에 노출되었을 때와 완전히 빛이 차단되었을 때의 생체리듬 변화를 관찰하였습니다. 연구 결과 쥐들은 음식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음식이 제공되기 전 1~2시간 동안 깨어 있었고, 이는 쥐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생체리듬을 음식에 완전히 맞춰 조절했음을 보여줍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음식시계(food clock)’의 존재를 확인하고,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Bmal1’ 유전자를 사용하여 이를 더 자세히 조사하였습니다. 이 유전자를 시상하부의 등쪽 내측 핵(dorsomedial nucleus)에 주입했을 때, 음식 섭취 시간에 따라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로마 린다 대학의 랄피 도우니 3세 박사는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놀라움을 표하며, 한 생체시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다른 생체시계가 그 기능을 대신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에 대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는 빛과 음식이 우리 몸의 생체리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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